먹거리

들깨탕 죽?

Krishna4c 2008. 8. 7. 14:56

 

 장마라고 덥다고 뒷베란다에 물건들이 쌓여 발 디딜 틈이 없어도 그냥 있었더니 지난 6월에 얻어온 들깨와 콩에도 쌀벌레가 실어 있었다.

와장창 물에 넣고 벌레 걷어내고 들들 갈았다.

 

머우대 넣고 들깨탕 끓이려고.

 

그런데 머우대가 굵은 것이 시장에 있을지 없을지 자신이 없었고 ( 사러 나가는 것이 싫었는지 모른다 ) 그냥 생들깨 간 것만 맛봐도 입맛이 당겨 쌀이 아직 다 불은 것 같지 않은데 갈았다. 쌀 알갱이가 좀 씹혔다.

 

멸치망이 큰 것이 없어 멸치 속 빼놓은 것을 그대로 넣고 죽 쑤듯 들깨 간 것과 쌀 간 것을 넣고 국간장 , 마늘 조금으로 간하고 죽을 쑨다.

 

껍질까지 다 갈아서인지 조금 서글거리지만 안 버리고 먹으니 좋다 ( 아니 걸러내는 귀찮은 과정을 생략해서 좋았다 )

뜨거울 때 간을 보면서 장을 더 넣었더니 좀 짜서 들깨의 유한 고소함이 좀 덜 느껴진다.

' 탕'이 아니라 '죽'이 된 농도가 좀 거슬렸지만 오랜 만에 들깨맛을 보니 좋다.

 

해가 설핏 지면 장에 가서 들깨탕에 넣을 야채를 좀 구해봐야겠다. 근대만 있어도 오케이다.

쌀만 조금 더 갈고 멸치물 내서 아까 갈아 넣어 둔 들깨즙 넣고 깨탕을 제대로 해서 저녘상에 올려야겠다.

 

땀을 삐질 삐질 흘렸지만 남의 살 뜯어먹는 삼계탕보다는 감사한 음식이다.

 

말복 전에 복치레를 ' 들깨탕 죽 '으로 잘 했다 .

오늘이 벌써 입추다.

 

가을이면 모든 것이 원경으로 보이며 정신이 맑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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