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추석 , 난 참 복많다

Krishna4c 2007. 9. 27. 10:40

북적 북적 삼시 세끼 아니 네끼 다섯 끼 여섯 끼......

 

차려내느라 부엌에 서있는 시간이 많은 명절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게 참 싫은 일이었을텐데 , 차례상 앞에서 펄떡거리는 아이들 모습까지 보기 좋습니다.

 

그 복닥거림이 실은 사람이 누리는 최고의 '복'임을 이제사 압니다.

 

그리고 추석 다음 날 함양 상림에 갔습니다.

 

연리지와 상사화를 보며 이제 미운 정 고운 정 곰삭아서

 

내가 너같고 너가 나같은 남편을 보며 참 편안했습니다.

 

시어른들이 농사를 놓고 좀 편해지셨으면 하는데 ,

 

그래도 당신 자식들 먹이려고 손가락 휘고 골병들게 일하시는 그 분들은 또 그 걸 '복'삼으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합니다.

 

참 할 일이 많이 남은 것 같기도 하고 이대로 다 만족스럽기도 한 그런 인생입니다.

 

나물밥과 풋대추가 먹고 싶다며 이 것 저 것 인도에서 해먹을 한국 음식을 묻던 둘째 아이가 목에 많이 걸렸습니다.

 

학교 요리사에게 부탁한다구요.

 

6학년에 인도로 갔으니 명절을 제대로 알까 싶은데 ,

 

그 북적거림과 먹잘 것 없는 것 같던 명절 차례상 음식이 다 그리운가 봅니다.

 

추석에 아이들은 시험 치느라 애�을 것입니다.

 

개서어 나무와 느티나무가 하나가 된 연리지입니다.

 

그리 얼켜 하나되어 남편과 늙어갑니다.

 

 

 

 

 

 

'살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소풍  (0) 2007.10.26
북한산 사기막골에서  (0) 2007.10.26
조병준 시인  (0) 2007.09.27
북한산 향로봉 릿지  (0) 2007.09.12
8월 23일 - 선적 . 옥수수밥 , 카프레제 , 화이트 와인 , 입원  (0) 2007.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