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며

건축가는 어떤 집에서 살까?

Krishna4c 2007. 4. 4. 17:31

 

 특별하지 않게 특별하게 사는 집 스토리

 

 

라는 부제가 붙은 책입니다.

 

평소 사람 사귀는 스타일이 한 번 좋으면 그가 무슨 짓을 해도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은 [ 서울 포럼 ]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집어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김진애씨가 기획하고 만들었을 터이니 말입니다.

한 때 나름대로 흙집이라도 나무집이라도 짓고팠던 때가 있었고 , 자식들 중 누군가는 건축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고 저쩌고 인문학 책들도 좋아하지만 실은 제가 젤 좋아하는 책의 종류는 디자인이나 건축, 미술 , 사진 책 등입니다.

 

 이 책은 그저 좀 품격있는 잡지 정도의 톤으로 만든 책이지만 , 사람들의 허상을 '확' 깨고 있는 그대로를 보게해주는 미덕을 가진 책이었습니다.

 

 집수리하고 이사온 지 7년째가 되니 이제 편안함을 넘어 손 때에 쩔은 집을 어찌 어찌 고쳐보나 , 로또라도 되어서 평창동쯤에 산이 보이는 집을 가지나 하는 식의 허황된 꿈을 아직도 꾸는 터라 , 소박한 이름난 건축가들의 집살이는 수행자를 대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아니 봄날 나물캐는 때의 행복과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건축가들의 집의 여떫가지 특색이 책 뒷날개에 있습니다.

 

 들어보실래요.

 

 1. 고쳐 사는 집이 많다.

 

 2. 느린 삶 , 오래된 시간을 즐긴다.

 

 3. 꽤나 정신적인 사치를 부린다.

 

 4. 유목민의 방랑 기분을 잊지 않는다.

 

 5. 집과 일터가 같이 있는 집이 많다.

 

 6. 집안 뿐만 아니라 동네에 관심이 많다.

 

 7. 뭔가 자기만의 스타일이 묻어난다 .

 

 8. 건축가는 혼자 설계하지 않는다.

 

 

 

 엄청 멋있게 첨단 설계기법을 동원하여 집을 작품으로 만들어 살지 싶은 그들은 우리네 보통 아파트 살림집보다 훨씬 소박한 집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들여 오래 가꾼 티가 났습니다.

 

 그리고 크지 않고 높지 않았습니다.

 

 딱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제 집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떤 건축가 말마따나 머무를 집이 있는 게 어디냐합니다.

 

 경사지라 야박하게까지 보이는 둔덕이지만 계절을 달리하며 꽃도 피고 ,

 

가을이면 홍시먹는 새들도 있고 , 뜨는 해 그림자를 바람에 흔들리며 이리 저리 흩어주는 나목들이 있어서 우리 집은 좋습니다.

 

 서울시 아파트에서 이리 정원처럼 숲을 보는 곳이 얼마나 되나 합니다.

 

 이렇게 소박하고 성실하게 삶을 가꾸는 이들이 저는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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