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겨울 아침 단상

Krishna4c 2009. 12. 5. 09:15

 

 한 동안 가을인듯 계절이 서성이더니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부내요.

 

집 뒤 둔덕에 졸랑 졸랑 감을 매단 나무가 안스럽게 흔들립니다.

 

금방 가지가 부러질 것 같내요.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갖습니다.

 

드립 커피 한 잔과 비스킷 몇 조각 ....

 

그리고 그리운 친구들에게 편지를 합니다.

 

 

 좀 있으면 인도에 있는 아이들이 옵니다.

 

어제 DPS R K Puran 에서 열린 프렌치 페스티발에서 Cyndy Daniel 의 노래를 불렀을 큰 딸과 피아노 반주를 한 작은 딸을 떠올려 봅니다.

 

엊그제 아이가 전화에 대고 노래 몇 소절을 불러주는데 , 눈물이 나게 마음이 흔들리더군요.

 

아이들에게 참 해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제게 참 주는 것이 많습니다.

 

 

 내 볼 일만 보고 다니는데도 아이들은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세째 녀석도 국제고 영재반에 합격했습니다.

 

매일 삶의 목표는 게임 뿐이냐고 살이 쪄서 등까지 터지니 어쩌냐고 눈길 한 번 부드럽게 준 적없는 내 아들입니다.

 

어쩌면 아이들만 두고 나는 내 삶을 산 것이 아이들에게는 거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나를 돌아보는 108배를 한 것도요.

 

 

 감사하고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이 겨울 바람에 몸도 마음도 추운 이들 없기를 기원해봅니다. 그 것이 비록 불가능할지라도 ....

 

 

어제 길을 나서 사람을 만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마음 착한 사람들과 송년회 겸 리더인 분의 송별회를 했습니다.

 

그 분은 과거 인도 캘커타 마더 테레사 수녀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몇 년 했었는데 , 이번에도 그 곳에 간다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찾아 유럽과 남미를 간다 했습니다. 아마 1년이나 2년 ...

 

내년 봄 네팔 트레킹을 갈 거라고 제게도 오라고 하더군요.

 

늘 길 떠나는 이들은 제가 집을 나설 형편이 아니란 것을 잘 알면서도 오라고들(가자고들 ) 합니다.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픈 내 마음을 그들은 먼저 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을 떠나고프면서도 이 따뜻한 곳에서 그저 코쿤처럼 지내고 싶기도 합니다.

 

' 모순 '과 ' 반복 '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 멈추지 않는 일상의 ' 위대함 '에 대하여 ....

 

 

 

* 작년 모임 때 사진입니다. 어제는 사진을 안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