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억들

제주 , 늘 흔들리는 바람 , 검고 깊은 곶자왈 , 푸른 바다 , 고사리

Krishna4c 2009. 5. 9. 13:43

 6 , 7 , 8일 제주도엘 다녀왔습니다.

 

 친구의 지인이 아이 아토피 때문에 육지에서 옮겨 1년 넘짓 살던 집이 있어 거기 묵었습니다.

고군산 산책로에 있는 집이었는데 , 조경이 되어 있지만 사람이 가끔씩 들르니 풀들이 자라 자연스러웠습니다.

볕과 빛과 바람과 꽃과 나무와 풀과 벌레들이 주인인 그 곳이 그렇게 편안할 수 없었습니다.

참 넓어서 마치 산에 든듯 비밀의 화원에 든 듯 했습니다.

 

 곶자왈이라는 제주도의 숲을 고사리를 꺽으러 지나갔는데 , 정말 깊고 어둡고 건천이라 들어가면 신화 세계로 들어갈 듯 했습니다.

 

 그리고 중문 해수욕장에 가서 밝은 옥색이 간간히 비치는 비취빛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았습니다.

태평양 너머를 그리워하면서 ......

 

 그리고 저녘이면 수다도 많이 못 떨고 톡 떨어져 자고는 했습니다.

 

 중섭미술관과 테디베어 박물관만 , 외돌개 세 곳의 관광지만 갔지만 외돌개는 달이 중천에 뜬 시간에 들러 낮에 보는 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야말로 진짜 ' 바람 '과 그 바람에 답하는 솔나무 소리와 파도 소리와 그리고 그 외로움이 사무쳐도 당당한 외돌개 !

그 위로 비친 열 사흘 달 .......

미술관의 중섭이 지내던 곳에서 아이들은 땅따먹기를 하고 놀았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재밋던지요 , 정말 순수한 행복감을 느끼며 웃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놀아야 하는데요 ......

테디베어 박물관은 한 번은 몰라도 두 번 이상 가니 식상했지만 그래도 아이들 사진만들기에는 좋은 장소이고 , 또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꾸며진 정원은 머무는 집의 것과 비교하니 뭔가 많이 빠진 음식을 맛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아기 손가락만큼 굵은 고사리도 꺽었습니다.

 

 제주도의 야자나무와 잎이 넓은 나무들 , 한적한 분위기 , 그리고 인심들 , 밍밍한 듯 소박하지만 재료의 맛을 그대로 음미할 수 있는 음식들을 먹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또 바람에 미쳤었습니다.

 

 잔잔한 바람 , 쎄지만 안기고픈 바람 , 뼈속까지 스미게 차지만 안아주고 싶은 바람 .......

나는 ' 바람의 것 '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바람이었을지도 모르지요.

 

 참 평화로운 휴가였습니다.

 

 

 

 

 

 

 

 

 

 

 

 

 

 

 

 

 

 

 

 

 

 

 

 

* 곶자왈 :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일컫는다. 곶자왈은 나무·덩굴식물·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일컫는 제주도방언이다. 형성된 용암에 따라 크게 4지역에 걸쳐 분포하는데, 한경-안덕 곶자왈지대, 애월 곶자왈지대, 조천-함덕 곶자왈지-대, 구좌-성산 곶자왈지대이다.

 

(카메라 충전기를 다른 기기 것을 잘 못 가져가 5월 7일 사진이 전부이고 나머지는 친구가 보내주면 올릴 생각입니다. 중섭 미술관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찍히더니 사진이 없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