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하면서

성지순례기 ( 10 ) - 탄센 , 데바다하 , 랑그람

Krishna4c 2008. 5. 11. 14:07

 

탄센 계곡의 마을

 

 

소박하지만 정갈한 마을의 집

 

 

[ 고향의 봄 ]처럼 복사꽃이 피었다.

 

흙벽이 어느 미술가의 설치미술보다 감흥이 크다

 

 미명도 없는 새벽에 탄센으로 출발했다. 내 마음 탓인지 네팔 딱 넘어오면서 비 정상적으로 좋던 날씨가 제 모습을 찾아 새벽이면 짙은 안개가 끼고 그 안개는 정오가 넘어야 가시고는 했다.

' 내가 와서 날씨가 좋은 거야 ' 하면서 순례 내내 자만하던 마음이 ' ***** 를 그리워해서 그러나 ? 순례 기간 중에 ' 라는 마음으로 되면서 무시로 그가 생각났다. 급기야 남이 볼까봐 염려하면서도 눈물을 찍어내는 지경이 이르렀다.

 

 참 우스웠다. 그리고 실체가 아닌 마음이 나를 어떻게 조종하는지를 보는 것이 감사하기도 했다. 그는 떨쳐버릴 내 업이었다. 남들이 들으면 ' 뭐 그까이꺼 가지고 ' 할 추억을 마음에 담고 가공하고 키워서 이제는 남편에게 섭섭함만 생겨도 놀러가는 마음 속 피난처가 되었다.

그런데 그가 사는 나라에 와서는 이제 목에 걸릴만 큼 계속 생각이 나서 힘들어 그만 내려놓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그 와중에도 왜 슨례중에 그가 이렇게 본격적으로 떠오르는지 헤아리며 수행자의 자세를 놓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트레킹을 하듯 흰 설산을 보리라 기대했던 마음은 아침 안개를 보면서 가셨다, 히말라야 자락이 처음인 이들은 환해진 다음에도 흰산을 보리라 기대했지만 히말라야 흰산을 올라 본 나는 이미 흰산 보기는 물 건너 갔음을 알았다.

 

 똥도 아무데나 싸고 좀 지저분하게 사는 산 아래 동네 사람들과는 다르게 불교 왕국이었던 이 곳의 깔끔하고 소박하고 정겨운 삶을 법륜 스님은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하셨다. 부처님을 모시고 사는 이들의 삶이 여는 다른 종교인드이 삶과는 다름을 여실히 보여주고픈 것이라는 나만의 분별심이 들었다.

 

 탄센의 산을 좀 올라 넓은 터가 나오자 그 곳에서 우리 순례단을 놀았다. 며칠을 숨차게 순례길을 달려오다가 온전히 놀았다.

그리고 산을 내려오는 길에 많이 울었다. 사람의 인연이 아려서.

그러면서 수행자이려고 내 상태를 진단했다. 빡센 순례길에 지치니 그냥 좀 낭만적으로 생각하며 편안해지려고 계속 그와의 인연을 떠올리는 것이라고.......

 

 

 

마하마야 부인의 꼴리족이 사는 마을의 한가한 들녘

 

 

세상에 단 한 곳 , 누구도 손대지 못한 꼴리족이 세운 사리탑  ( 어머니의 힘은 강하다 )

 

 

꼴리족이 세운 사라탑이 있는 랑그람 안내문

 

 산을 내려와 마하 마야 부인의 종족인 꼴리족이 사는 랑그람으로 갔다. 모든 부처님 진신사리탑들이 여러 이유로 훼손되었지만 꼴리족이 세운 이 탑만은 아쇼카 왕도 손대지 못했다고 한다. 이 탑을 9마리의 용이 지킨다는 전설도 있고 꼴리족이 드세다는 스님의 설명도 있었지만 내 생각에는 엄마의 자식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사리탑의 모양새가 경주 왕릉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정이 갔다.

부처님 진신 사리탑 두 개째 순례다. 너무 감사했다.

 

 사탕을 주면 줄을 서는 여느 곳의 아이들과는 달리 실무자들이 줄을 세우다다 아이들이 드세서 이 곳에서는 관두었다. 어느 다른 한국인 순례객 버스에는 뭐 달라고 했다가 창문이 깨지는 일도 있었고 달리는 차 안에서 뭘 주면 아이들이 다치니 절대 아무 것도 주지 마라고 해서 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다 내 분별심일 뿐.

 

 그리고 다시 대성석가사로 돌아왔다.